본문 바로가기
문학

감정과 인지능력의 분리 - 확증 편향

by 마티아2002 2024. 10. 17.
반응형

그 기원을 따져보면 감정은 신체적 홍분을 통해 우리의 주의력을 집중시키고 주변의 무언가를 알아채게 하려는 데서 유래했다. 화학반응과 지각으로 감정이 시작되면 우리는 그것을 언어로 변환해야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뇌에서 감정이 처리되는 곳은 언어나 사고를 담당하는 부분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렇게 언어로 변환하는 과정이 엇나가거나 부정확한 경우도 많다.

 

감정과 인지능력의 분리

예를 들어 내가 X라는 인물에게 분노를 느낄 때 실제로 그 감정의 근원은 부러움일 수도 있다. 의식적으로 인식은 못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X와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고 X가 가진 무언가를 갖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러나 부러움이란 결코 편안해질 수 없는 감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그걸 좀 더 받아들이기 쉬운 감정, 즉 분노나 협오, 원망 등으로 번역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좌절감이나 초조합을 느끼고 있을 때 누군가, 예건대 Y가 내 앞을 지나가면 우리는 운 나쁜 그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정작 내 분노는 다른 이유로 촉발되었고 지금 나는 Y가 저지른 일에 비해 터무니없이 과도하게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혹은 내가 정말로 Z라는 사람에게 화가 났어도 마찬가지다. 사실 그 분노는 오랫동안 내 안에 잠자고 있었고, 내게 분노를 유발한 사람은 과거에 내게 깊은 상처를 주었던 누군가,, 아마도 부모 중 한 명 일지 모른다. 그런데도 나의 분노가 Z를 향하는 것은 Z가 그 사람을 떠 퍼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동물의 경우는 몸으로 느낀 감각을 추상적 언어로 변환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감정이 원래 의도된 대로 무리 없이 제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인간은 감정과 인지능력이 서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끊임없는 마찰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결국에는 자신의 의지를 벗어난 '두 번째 감정적 자아까지 만들어진다. 동물은 잠시 공포를 느껴도 이내 그 감정이 사라진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느낀 공포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그 공포를 점점 더 심화시키면서 위험이 사라진 한참  후까지도 계속해서 공포를 느끼고 있다. 그러다 급기야는 상시적 불안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사고 과정의 쾌락의 원칙


우리는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감정은 우리의 사고 과정과 의사결정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쾌락을 원하고 고통은 피하려는 욕망이다. 우리의 사고는 어김없이 이 욕망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인이 아니다. 불쾌하거나 고통스러운 것들은 생각만 해도 움질한다
우리는 내가 '진실을 찾고 있다. '현실적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고수하는 생각들은 나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기나 자존심을 세워주거나 우월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다. 바로 이런 '사고 과정의 쾌락 윈칙'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모든 정신적 편향의 근원이다.

확증 편향

확증 편향이 발동하는 것은 사람들이 계획을 세울 때, 특히 위험 부담이 높은 계획을 세울 때다.
계획이란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바라는 긍정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만약 예상 가능한 모든 긍정적 결과와 부정적 결과를 똑같이 고려한다면 끝내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바람직한 긍정적 결과, 즉 장밋빛 시나리오의 편을 들어주는 정보 쪽으로 마음이 쏠리게 되어 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컨설턴트들은 확증편향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나 선호를 '전문가의 의견이라는 이름으로 재확인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은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할 것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런 형태의 확증 편향에 더 많이 지배당한다.

인간 본성의 법칙 - 로버트 그린 저

반응형